경남 산청군은 황매산 철쭉과 한방약초로 유명하지만, 그 곁을 지나는 마을들은 종종 그늘에 가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차황면은 황매산 자락에 숨겨진 작고 조용한 면 단위 농촌 지역이다. 이 마을은 봄이면 철쭉이 흐드러지지는 산 아래, 여름이면 허수아비가 지키는 논두렁 사이로 삶을 이어온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행정구역상 산청군에 속하지만, 고령화율은 70%를 넘고 마을 중심지조차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차황면은 관광지가 아닌, 진짜 시골 마을의 일상을 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차황면의 지리적 특성, 지명의 유래, 계절별 생활상, 고령화 속의 마을 변화,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느린 삶을 기록한다. 차황면의 지리적 특성과 자연환경차황면은 산청군 남서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경남 합천군과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