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은 관광도시로 유명하지만, 그 화려함의 그림자 속에는 조용히 시간을 견디고 있는 작은 읍과 마을들이 존재한다. 단양군 매포읍은 바로 그 한복판에 있다. 이곳은 단양팔경 근처라는 입지에도 불구하고, 관광지 개발에서 비껴간 채 묵묵히 제자리에서 살아온 시골 읍이다. 한때 석회석 채광 산업으로 붐볐고, 일부 지역은 수몰되며 지도에서 사라졌으며, 지금은 고령 인구와 빈집만 남은 ‘사라지지 않은 폐촌’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단양군 매포읍의 지리와 지명 유래, 산업과 마을 변화, 폐광 이후의 마을 생존기,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느린 이야기를 기록한다. 매포읍의 지리적 특성과 자연환경매포읍은 단양군의 남동부에 위치하며, 남한강의 지류인 단양강이 읍을 관통한다. 동쪽으로는 경북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