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유자청 창업일지 #1] 첫 제조기: 유자 10kg 직접 손질한 날의 기록
처음 유자청을 만들어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나는 단순한 부업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고흥 유자 10kg을 직접 손질하는 그날, 나는 이 일이 단순한 요리를 넘어선 지역 기반 소상공 창업의 시작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 글은 고흥 유자를 손에 넣고, 직접 세척하고, 껍질을 다듬고, 첫 병을 완성하기까지의 솔직한 기록이다. 유자청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실전 정보가 담겨 있다.
고흥 유자 구하기
고흥 유자 구입: 직접 농가와 연락하기까지
나는 고흥 유자를 시장에서 사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브랜드 경쟁력은 ‘원재료의 진정성’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유자 수확철이 되기 전에 고흥에 있는 소규모 농가 몇 곳에 연락했다.
SNS에서 “유자 수확합니다”라고 올린 게시글을 찾아 직접 DM을 보냈고,
두 분의 농부님과 통화한 끝에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한 유자 10kg을 확보할 수 있었다.
택배로 받은 유자는 상자 가득 노란빛을 뽐내고 있었고, 껍질이 매우 단단하고 싱싱했다.
확실히 마트 유자와는 신선도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유자 세척하기
유자 세척: 설탕보다 더 중요한 준비
유자청은 과일과 설탕을 섞는 간단한 과정처럼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바로 ‘세척’이다.
나는 유자 껍질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잔류 농약과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랐다:
소금물에 1차 담금 (20분간)
밀가루로 표면 문질러 2차 세척
흐르는 물에 3회 헹굼
키친타월로 완전 건조 (1시간 이상)
이 과정을 모두 마친 후에야 비로소 “이제 유자청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깨끗하게 손질된 유자 껍질은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의 첫 단추다.
유자 손질 하기
유자 손질: 씨를 하나하나 제거하는 시간
가장 힘들었던 과정은 유자를 손질하는 작업이었다.
유자를 반으로 자르고, 과육을 분리하고, 씨를 하나하나 뺀다는 것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10kg의 유자 손질에 걸린 시간은 총 4시간 30분.
처음에는 너무 느려서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씨가 남아 있으면 쓴맛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속도를 포기하고 정확도를 택했다.
유자 껍질도 얇게 채 썰었고, 과육은 설탕과 잘 어우러지도록 조금 으깨주었다.
유자청 포장하기
첫 번째 유자청 병입: 단순한 설탕청이 아닌 브랜드의 시작
내가 만든 첫 유자청은 총 12병.
각 병에는 “22년산 고흥 유자 100% 수제청”이라는 문구가 담긴 라벨을 붙였다.
라벨은 온라인 편집툴을 이용해 직접 디자인했고,
소독한 유리병에 유자청을 정성껏 담아냈다.
사실 이 병들이 팔릴 거라는 기대보다,
이 과정을 기록하면서 쌓아가는 브랜드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고객은 나의 이모였다.
“사서 먹는 유자청보다 훨씬 맛있다”는 말에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창업자로서 느낀 첫 번째 교훈
유자는 신선도보다 ‘손질 난이도’가 더 중요하다.
첫날부터 수익을 기대하면 안 된다.
유자청은 단순 가공품이 아닌 ‘스토리’가 팔린다.
시간을 들인 만큼 결과물이 정직하게 나온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이 글은 단지 유자청을 처음 만든 날의 기록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과정에서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체감했다.
단순히 맛있는 유자청이 아니라, 고흥의 향과 내 손의 정성이 담긴 제품을 만든 것이다.
이 다음 글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위한 스마트스토어 입점기’와
‘첫 고객 확보 마케팅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